Texte original : 花의 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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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릇 소설은 주제가 여러 가지라. 한가지 전례를 들어 말할 수 없으나 혹 정치를 언론한 자도 있고 혹 정탐을 기록한 자도 있고 혹 사회를 비평한 자도 있고 혹 가졍을 경계한 자도 있으며 기타 륜리 과학 교제등 인생의 천사만사 중 관계 안이되는 자가 없나니 상쾌하고 악착하고 슬프고 즐겁고 위태하고 우스운 것이 모두다 좋은 재료가 되야 기자의 붓끝을 따라 재미가 진진한 소설이 되나(…) 화의 혈이라 하는 소설을 새로 저술할 때 허언낭설은 한 구절도 기록치 안이하고 정녕히 있는 일동 일정은 일호의 착오 없이 편집하노니 기자의 재주가 민첩치 못함으로 문장의 광채는 황홀치 못할지언정 사실은 적확히 눈으로 그 사람을 보고 귀로 그 사정을 듣는 듯 하여서 족히 밝은 거울이 될만할가 하노라.
기자왈 소설이라 하는 것은 매양 빙공착영(憑空捉影)으로 인정에 맞도록 편집하여 풍속을 교정하고 사회를 경성하는 것이 제일 목적인 중 그와 방불할 사람과 방불한 사실이 있고 보면 애독하시는 열위 부인 신사의 진진한 자미가 일층 더 생길 것이오 그 사람이 회개하고 그 사실을 경계하는 좋은 영향도 없지 않을지라. 고로 본 기자는 이 소설을 기록하매 스스로 그 자미와 그 영향이 있음을 바라고 또 바라노라.